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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장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
비전과 실력을 갖춘 천재적 CEO형 지도자
아라비아 반도의 동쪽 끝부분에 자리 잡은 UAE(아랍에미리트연합국)의 두바이는 요즘 ‘중동의 싱가포르’로 자리매김하면서 전 세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되고 있다. 이러한 두바이의 천지개벽은 1990년대부터 두바이 왕세자로서 실질적으로 두바이를 통치해 왔으며, 2006년 1월 4일 셰이크 막툼이 세상을 떠나면서 공식적으로 두바이의 지도자가 된 셰이크 모하메드의 진두지휘에 따라 진행되고 있다. 그는 현재 세계 리더십 전문가가 주목하는 인물이 되었고, 국가적 리더십 결핍의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나라에서도 그의 리더십에 찬사를 보내는 사람이 많다.
‘두바이의 CEO’인 셰이크 모하메드는 현실을 냉철하게 진단하는 통찰력, 도전과 모험정신으로 미래를 내다보고 발전상을 머리에 그릴 줄 아는 상상력, 불가능은 없다는 자세로 일사천리로 밀어붙이는 실천력 등 리더십의 3대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 지도자인데, 1995년 그가 왕세자로 지명된 뒤 10년 동안 두바이의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80억 달러에서 200억 달러로 폭증했다. 이는 두바이의 석유 부존량이 2020년쯤이면 바닥날 것으로 판단한 그가 관광, 금융, 무역, 엔터테인먼트, 전시회 등의 아이디어로 승부를 건 결과라 할 수 있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1949년 셰이크 라시드(Sheigh Rashid bin Saeed Al Maktoum)의 네 아들 중 셋째로 태어났다. 6세 때 데이라에 있는 알 아미디어란 초등학교에서 학교생활을 시작한 그는 영어, 아랍어, 수학, 지리 등을 두루 익혔다. 1958년 9세 때 할아버지인 셰이크 자예드가 죽고, 아버지인 셰이크 라시드가 지도자가 됐는데, 셰이크 라시드는 제왕학(帝王學) 차원에서 아들 중에서 가장 영특한 셰이크 모하메드로 하여금 은행원, 건축가, 상인, 학자 등 다양한 엘리트 집단과 자주 만나도록 배려했다. 그 후 1965년 두바이에서 정규 학교 과정을 모두 마친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듬해 아버지의 지시로 영국의 케임브리지에서 유명한 영어학원인 벨(The Bell) 스쿨을 다니며, 영어를 배우고, 각국에서 온 친구와 사귀게 된다.
한편 1968년 단순한 토후국에 불과했던 두바이와 아부다비 등이 힘을 합쳐, UAE란 연방제 국가를 출범시키자, 셰이크 라시드는 아들을 다시 영국으로 보내, ‘몬스 사관학교’에서 6개월 동안 군사훈련을 받게 했다. 그 뒤 귀국하여 그는 첫 번째 공직인 두바이 경찰국장 자리를 맡았고, 1971년에는 22세의 나이에 세계 최연소 국방장관 자리에 올랐다. 이후 아랍국가의 이스라엘 침공, 두바이 국제공항에서 벌어진 비행기 납치사건 등을 잇달아 처리하면서 그는 국제적인 실무 감각을 키웠다.
매번 자신감과 단호함, 그리고 상상력을 동원하는 그를 보고, 아버지와 형은 무한한 신뢰를 보내기 시작했다. 1990년 아버지가 사망하고 난 후, 1995년에 당시 두바이 지도자이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맏형인 셰이크 막툼이 가장 영특한 동생인 셰이크 모하메드를 차기 지도자로 지명함으로써, 사실상 실권을 장악하게 되는데, 그는 이때부터 고기가 물을 만난 듯 온갖 혁신적인 국가 건설 아이디어를 내놓는다. 차기 지도자로 지명되자마자, 그는 두바이의 21세기 비전 -몇 년 있으면 바닥날 석유만 믿고 있을 수 없다. 석유 이외에서 돈을 벌어야 한다. 그것도 신속하고 획기적으로 벌어야 한다.- 을 선언하고, 이후 통치체제가 흔들릴 때마다 “나는 먼저 상황을 지켜본다. 그리고 사람들 표정을 읽고 결정 내린다. 하지만 전광석화처럼 움직여야 한다.”고 부하들을 독려했다.
사실 두바이에서 1966년 석유를 발견했을 때, 장차 닥쳐올 석유 고갈 -두바이의 매장량은 40억 배럴로 UAE 전체의 4% 수준- 을 먼저 걱정한 것은 셰이크 모하메드의 아버지인 셰이크 라시드였다. 셰이크 라시드는 냉철한 통찰력과 지도력으로 석유 수입을 가지고 학교·병원·도로 등 각종 인프라를 건설하는데 투입했고, 이를 이어받은 셰이크 모하메드도 1996년에 ‘2011년까지 100% 탈(脫)석유 경제구조를 만들자’는 정책을 마련했다. 골자는 석유의존 경제구조로부터 완전 탈피, 2011년까지 GDP 중 비(非)석유산업의 구성 비율을 100%로 확대, 노동집약적 산업보다는 자본집약적 산업 육성을 통한 외국 노동력 유입 억제, 민간분야 투자여건 개선, 교통·통신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한 투자 확대, 각종 경제통계 체계화 추진 등이었다. 실제로 오늘날 두바이 GDP(국내총생산)의 93%가 무역·관광·부동산·건설·금융·서비스 등 비(非)석유 분야에서 나올 정도로 그의 계획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두바이는 이렇게 선왕 라시드와 그의 아들 모하메드의 의지와 지혜가 융합되어 만들어진 셈이다.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이 돋보이는 것은 그가 행정규제로는 경제발전을 기할 수 없다는 점을 간파하고 있었다는 데 있다. 그런가 하면 인터넷 시티, 미디어 시티 등 다양한 형태의 자유지역(Free Zone)을 지정하여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 CNN 등 세계적인 업체를 마음껏 끌어들이는 데도 성공했다. 또 현재 두바이에는 용적률이나 층고(層高) 제한이 거의 없어 건축업체에는 천국이나 다름없다. 어디 그뿐인가. 비수기 세계 부자의 돈을 끌어들일 목적으로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두바이 쇼핑 페스티벌’이란 바겐세일 행사를 진행하고, 6월부터 8월까지도 이와 비슷한 ‘두바이 여름 깜짝 세일 축제’를 개최한다. 지금도 그에게는 늘 새로운 아이디어가 넘치고 있는데, 삼성경제연구소는 그러한 그의 리더십의 비결을 미래를 내다보는 예측력, 불가능한 꿈을 실현 가능한 비전으로 제시하는 능력, 치밀한 단계별 마스터플랜 작성, 신속한 의사결정, 반대를 돌파하는 강한 실천력 등으로 요약했다.
셰이크 모하메드를 얘기하면서 반드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그의 뒤에서 온갖 실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싱크탱크다. 하지만 이 조직에 대해 누구도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두바이 현지에서 여러 가지 정황을 종합해보면, 이 브레인 집단은 영국 옥스퍼드대 박사 출신을 주축으로 세계에서 모여든 2,000명의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는데, 셰이크 모하메드는 이들을 수시로 집무실이나 사막 휴양소로 불러 묻고, 듣고, 토론한다고 한다.
셰이크 모하메드에 대한 국민의 신임과 존경은 절대적이다. 두바이 곳곳에는 셰이크 모하메드의 초상화가 걸려 있고, 두바이 국민은 ‘지도자의 모든 계획은 국민을 위한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는 체질적으로 불가능과의 전쟁을 즐기는데, “나는 도전을 좋아한다. 불가능한 것을 보면 그것을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한다. 어떤 꿈이든 현실화시킨다.”라고 말하곤 한다. 아울러 셰이크 모하메드는 자신감으로 가득 차 있는데, 그는 “두바이가 세계의 자본가들을 필요로 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의 자본가들이 두바이를 필요로 하도록 만들겠다.”며 “흔히 말하듯 ‘두바이는 세계적인 도시’에서 만족하지 않고 ‘두바이가 세계 그 자체’라는 말을 듣도록 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셰이크 모하메드의 리더십으로부터 배운다
리더십이란 기초부터 차근차근 몸에 익혀놓지 않으면 안 되는 덕목이다. 특히 요즘 우리나라 정계나 재계 지도자들의 리더십에 치명적인 문제점이 노출되는 것을 보면서, 제대로 된 리더십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지 탄식하는 사람이 많다. 참고로 리더십은 분열시키는 것이 아니라 통합시키는 것이며, 조직 내 다른 사람을 정죄하는 것이 아니라 포용하는 자세가 바탕이 되어야 한다. 하지만 그러한 덕목이나 심성은 인간의 본성을 거스르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반드시 훈련을 거쳐야만 길러진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과열된 입시 때문에 기업들이 원하는 리더십을 학창 시절에 기르기가 쉽지 않다.
이런 관점에서 두바이의 셰이크 모하메드는 오랜만에 맘에 드는 리더십 모델이라 할 수 있다. 그는 아버지로부터 어린 시절부터 차근차근 리더가 되기 위한 여러 가지 준비를 해왔다. 급조되지 않았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무슨 고정관념이나 틀에 얽매여 있는 리더십을 배운 것이 아니다. 세계를 바라보는 시각, 미래를 그릴 줄 아는 상상력, 본질을 꿰뚫는 통찰력, 무엇이 국민에게 진짜 이익인지 생각하는 애국심, 구성원을 신나게 만드는 동기부여 능력을 고루 갖추고 있다. 정말 우리나라의 모든 리더들이 셰이크 모하메드의 역동적인 리더십을 배웠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국의 리더들이 그로부터 배워야 할 점을 언어, 사고, 행동 등 3가지 측면에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셰이크 모하메드의 말이다. 말이란 시간과 장소에 따라 적절하게 구사되어야 한다. 그는 교언영색(巧言令色)이나 감언이설(甘言利說), 허장성세(虛張聲勢)가 아니라, 진실된 말을 통해 국민에게 비전을 제시하고 동기를 부여하고 잠재력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유머도 있다. 그의 말에는 생기가 넘치고, 정중하고도 힘이 있다. 지도자는 말로써 미래의 비전을 제시해야 하는데, 모하메드는 ‘비전 제시’라는 점에서 다시 한 번 탁월성을 과시한다.
둘째, 셰이크 모하메드의 생각을 배워야 한다. 그는 불가능은 없다는 전제 아래, 역발상을 바탕으로 한 상상력으로 두바이를 보물섬으로 만들었다. 그는 ‘왜 그런 프로젝트는 안 된다고 미리 포기할까?’, ‘왜 사막에는 골프장을 비롯하여 선진국과 똑 같은 엔터테인먼트 시설을 만들지 못하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여러 차례 던지면서 사물의 본질을 파고들었고, 수평적이고 열린 마음으로 수많은 전문가들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였다. 사람들이 두바이를 가고 싶은 이유는 단순하게 거대한 건축물이 있어서가 아니라, 무언가 새롭고 신기한 발상이 꿈틀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 셰이크 모하메드의 행동을 배워야 한다. 그는 언제나 신중하게 결정하되, 행동은 번개처럼 신속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무슨무슨 위원회를 만들어 허구한 날 이런 주장, 저런 주장을 몇 달간 한가하게 들으면서 토론이나 하자고 달려드는 지도자가 아니다. 그리고 “그것도 맞다. 하지만 이것도 일리가 있다.”는 식의 미지근한 행동도 하지 않는다. 상상력을 통해 만들어진 아이디어와 사고는 전광석화(電光石火)와 같이 실천으로 옮긴다.
지금 우리 정부와 기업에 요구되는 것은 이 눈치 저 눈치 보면서 갈팡질팡하는 리더십이 아니라, 셰이크 모하메드처럼 신속한 스피드다. 때로 신속한 행동이 부작용도 낳고 나쁜 결과도 만들 수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스피드가 오히려 낫다는 게 최근 경영학계의 트렌드다. 용기도 없고 의지도 상실한 우리나라 각계각층에 있는 리더들은 셰이크 모하메드의 눈빛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
제2장 두바이의 기적
두바이가 오늘날 세계 최고의 신데렐라로 주목받는 비결은 무엇일까? 흔히 오일달러의 위력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오일달러는 결과로 나타난 것이지, 원인이 아니다. 왜냐하면 두바이가 상상력으로 불가능을 향해 도전장을 던지고 성공할 기미를 보이자, 엄청난 액수의 오일달러가 두바이로 모인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두바이와 두바이의 지도자는 오일달러를 비롯한 전 세계 자본을 끌어 모으기 위해 랜드마크(Landmark)를 만드는 데 힘을 쏟았는데, 이를 살펴보자.
버즈 두바이(Burj Dubai)
세계 건축사의 한 장을 장식하게 될 기념비적 건물인데, ‘버즈 두바이’는 아랍어로 ‘두바이의 탑’이란 뜻이다. 버즈 두바이는 두바이 고유의 사막 꽃(블루딕)을 형상화했는데, 블루딕 6개의 꽃잎 중 하나 건너 하나씩 3개 잎을 떼어내면, 버즈 두바이의 단면 모습이 된다. 회사 측은 정확한 높이를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대략 지상 160층 이상에 높이 800m 이상의 초고층으로 지어지며, 꼭대기 전망대 위로 첨탑을 세울 예정이다. 1층부터 39층까지는 호텔이며, 40층부터 108층까지는 고급 아파트, 109층 이상은 사무실과 전망대로 쓰일 예정인데, 이미 아파트와 사무실은 100% 가까이 분양된 상태다. 버즈 두바이가 우리의 관심을 끄는 또 다른 이유는 바로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짓고 있기 때문인데, 삼성은 이 공사를 함께 수주한 베식스(벨기에), 아랍텍(두바이)과 3개 회사 조인트벤처를 구성해 건물을 짓고 있다. 참고로 삼성이 리딩 컴퍼니로서 전체 공사를 책임지고 이끌고 있으며, 건물의 전체 설계는 미국의 세계적 설계회사인 솜(SOM)이 담당했다.
버즈 알 아랍(Burj Al Arab)
공식적으론 별 5개짜리 호텔이지만, 세계 최고급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의미에서 별 7개짜리 호텔로 불리고 있는 ‘버즈 알 아랍’은, 셰이크 모하메드 지도자의 첫 작품으로, 오늘날 두바이의 상징물로 통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사진이 많이 찍힌 호텔로도 유명하다. 버즈 알 아랍은 두바이 시내에서 남쪽으로 15km 떨어진 주메이라 해변에서 280m의 다리로 연결된 인공 섬 위에 에펠탑보다 더 높은 321m 높이로 지어졌다. 돛단배 모양의 이 호텔은 외관은 물론, 공법도 특이하다. 가령 273m의 강철재 트러스 한 쌍을 세우고, 활대처럼 휘어진 알루미늄 외장 트러스를 연결시킨 다음, 그 위에 두 겹의 테플론 코팅이 된 유리섬유 직물의 커튼을 덮었는데, 테플론 코팅이 된 표면은 낮에는 하얀 색으로 눈부시고, 밤에는 무지개 빛을 발산하는 캔버스로 사용돼 대단한 장관을 연출한다.
팜 아일랜드(Palm Island)
두바이 앞바다에 조성하는 팜 아일랜드는, 그 이름처럼 야자수 모양의 인공 섬 3개를 조성하고, 섬 위에다 주거 및 위락시설을 갖춘 종합 관광레저 타운을 건설하는 것인데, 달에서도 식별이 가능하다고 해서 세계 8번째 불가사의라고 불린다. 상상력의 승리로 받아들여지는 이 프로젝트는 두바이 개발을 지휘하고 있는 셰이크 모하메드에 의해 탄생됐다. 두바이 같은 사막 민족의 숙원은 조금이라도 해변을 늘리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땅의 요철을 많이 만들어 해변을 획기적으로 늘리자는 생각을 한 것인데, 셰이크 모하메드는 야자수에서 이 디자인 아이디어를 떠올렸다고 한다. 즉 야자수의 가지만큼 해안선은 늘어나게 되는데, 해안선을 따라 아파트와 호텔을 비롯한 휴양시설을 들어서게 하면, 모든 집이 자신만의 비치를 갖게 된다는 아이디어였다. 참고로 팜 아일랜드는 팜 주메이라(Palm Jumeira), 팜 제벨알리(Palm Jebel Ali), 팜 데이라(Palm Deira) 등 3개 인공 섬으로 구성되어 있다.
더 월드(The World)
두바이 해안에서 8km 떨어진 아라비아 만에다, 가로 9km, 세로 6km, 면적 50㎢의 원형 해상을 조성하고, 300개의 크고 작은 섬으로 세계지도를 만들어, 각각의 나라에다 고급 주택과 호텔과 쇼핑몰을 조성한다는 계획인데, 섬의 모양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남북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 지구의 6대륙 국가를 본뜨고 있다. 4억 달러를 쏟아 붓는 이 사업은 2008년 완공될 계획인데, 이미 30여 개 이상의 섬이 분양을 끝냈으며, 한국 섬의 면적은 9,000평, 값은 약 2,400만 달러로 알려져 있다.
두바이랜드(Dubai Land)
미국 디즈니랜드의 2배에 육박하는 초대형 테마공원인 두바이랜드는 대형 유리 돔 안에 인공으로 조성한 열대우림과 스키 슬로프, 각종 놀이시설과 박물관 등이 꾸며지는데, 6개 테마 지역을 건설하는 데 들어가는 총 사업비는 무려 50억 달러이다. 특히 두바이랜드 안에 15억 달러를 들여 총 400만㎡의 부지 위에 세워질 ‘기적의 팰콘 시티(Falcon City of Wonders)’ 테마파크는, 고대 이집트의 피라미드, 바빌론의 공중정원, 알렉산드리아의 등대, 중국의 만리장성, 프랑스의 에펠탑, 인도의 타지마할, 그리고 이탈리아의 피사의 사탑 등 ‘세계 7대 기적’을 도시 안에 그대로 복원할 예정이다. 전체적인 구조와 모형은 거대한 매(팰콘)가 땅에 내려앉은 듯한 모양이 된다고 해서 팰콘 시티라는 이름이 붙여졌는데, 두바이랜드가 완공되면 하루 평균 20만 명, 연간 7,280만 명에 달하는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스키 두바이(Ski Dubai)
세계 최대의 쇼핑센터인 에미레이트 몰(Mall) 안에 있는 실내 스키장인 ‘스키 두바이’는 높이 62m, 길이 400m, 면적 3,000㎡로, 실내 스키장으로는 세계 3위의 규모다. 연간 관광객 1억 명을 끌어들이겠다는 셰이크 모하메드의 야심찬 ‘두바이 드림’ 중 하나인데, 사막에 실내 스키장을 만들어서 운영하는 것은 그 사업 자체로만 보면 적자이지만, 쇼핑몰과 연계하여 마케팅을 극대화하자는 전략이다.
하이드로폴리스(Hydropolis)
주메이라 해변에서 200m 떨어진 곳, 20m 해저에 세계 최초의 해저호텔인 하이드로폴리스 건설이 추진되고 있는데, ‘물의 도시’로 불릴 이 해저호텔은 두께 18cm의 투명유리로 둘러싸인 3층 건물로 콘크리트와 철재, 플렉시 글라스라는 비행기 창문용 강화 아크릴 유리를 사용해 지어질 예정이다. 200여 개의 객실과 식당, 쇼핑 상가로 구성될 예정이라고 한다.
에미레이트 골프 클럽(Emirates Golf Club)
두바이 시내에서 차로 10분 정도 거리의 사막 한복판에 있는 에미레이트 골프 클럽(Emirates Golf Club)은 중동지역 최초의 잔디 코스로 유명한데, 코스 관리를 위해 땅 속에 총 30.5km에 달하는 파이프라인과 700개의 스프링클러를 설치해, 석유보다 비싸다는 물을 하루에 최고 1,000만ℓ나 쏟아 붓고 있다. 엄청난 골프장 관리비용 때문에 수익은커녕 만성 적자에 시달리고 있지만, 매년 세계 톱스타들이 출전하는 국제대회를 개최하면서 관리 비용을 훨씬 웃도는 부대 수익을 올리고 있다.
시티(City)
지식경제시대의 도래에 대응하기 위해 조성한 ‘두바이 테크놀러지-미디어 프리 존(Dubai Technology and Media free zone)’ 사업 역시 두바이다운 발상인데, 자유지역의 핵심은 인터넷 시티, 미디어 시티, 지식마을이다. 먼저 인터넷 시티(Internet City)는 e-비즈니스와 정보통신기술 산업의 허브를 목표로 하여 2000년에 개장했는데, 여기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오라클, 컴팩, HP, IBM 등 700여 회사가 입주해 6,000여 명에 이르는 고급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2001년에 개장한 미디어 시티(Media City)는 세계 미디어 기업에게 ‘창조하는 자유’를 제공하는 것을 모토로 내세우고 있는데, 중동국가의 특성상 금기시되어 있는 성인용 시청물의 시청이 이곳에서는 허용되는 등, 입주 기업의 창조적 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있으며, BBC, CNN, CNBC, 타임 등 850여 개 기업에서 5,000여 명의 미디어 관련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지식마을(Knowledge Village)은 인터넷 시티와 미디어 시티에 입주한 기업에 인력을 공급하는 대학이 밀집한 지역으로, 현재 서던퀸즈랜드대, 미들섹스대 등 영국과 호주의 대학 분교 6개가 입주해 있고,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이들 각종 시티는 ‘프리 존’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사업인가 후 50년 동안 법인세는 물론, 소득세와 관세가 100% 면제되고, 공장이나 사무실 등 부동산에 대한 완전한 소유권이 인정되며, 본국으로의 송금과 환전에 대한 규제도 없다. 또 아랍국가에 일반적으로 적용되는 ‘스폰서 제도’도 여기에서는 적용되지 않고 있다. 즉 두바이는 자유지역을 외국기업 유치의 지렛대로 활용하면서 중동의 무역과 지식산업의 허브로 키우고 있는 것이다.
제3장 모든 항로는 두바이로 통한다
두바이의 부자 마케팅
두바이의 여름은 고온다습한 전형적인 사막기후로, 낮 기온이 무려 50℃를 오르내린다. 이런 최악의 기후에도 불구하고, 두바이는 지금 외국 비즈니스맨과 관광객의 물결로 만원이다. 참고로 전 세계 외국기업이 중동·아프리카 지역본부를 대부분 두바이에 두고 있고, 전시회 산업도 발달해 바이어와 관람객도 대거 방문하고 있다. 두바이의 성공은 원유수입에만 의존하지 않았다는 데 있다. 즉 외국인의 유입과 활발한 경제활동에 힘입어 상업 및 거주용 건물에서 나오는 수입(분양 및 임대)과 각종 수수료(비자, 자동차세 등) 수입을 극대화시켰고, 여기에다 외국자본을 끌어들이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기 때문이었다.
한편 두바이는 세금이 없는 나라다. 개인소득세도 없고, 법인세도 없다. 개인이든 법인이든 돈을 벌어도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 부가가치세도 기본적으로 없다. 그렇다면 나라를 어떻게 운영할 수 있을지 궁금할 것인데, 국가가 사실상 소유하고 있는 항공사, 정유사, 부동산 개발회사 등이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내며 이 돈으로 나라를 운영한다.
아울러 두바이 전체는 하나의 공사판이다. 특히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선진국에서 온 부자들은 아파트보다 빌라식 주택을 선호함에 따라, 아라비아만을 바라보는 두바이 해변에는 고급 빌라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건설되고 있고, 고급 빌라 주변에는 흔히 최고급 쇼핑센터가 있으며, 시내 곳곳에도 세계적 명품 판매점이 들어선 대형 쇼핑센터가 관광객들의 지갑을 털고 있다. 외국인에게 폐쇄적인 일부 주변 중동국가와 달리, 두바이 정부는 외국의 부자 자본과 관광객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다 선택하여 실천하고 있는 것이다.
두바이의 홍보 전략
오늘날 두바이의 성공비결은 뭐니뭐니 해도 홍보의 성공에서 찾는 사람이 많다. 특히 모하메드는 자신의 독창적인 국가전략을 대내외에 절묘하게 포장시킬 줄 아는 정치적 홍보능력을 지니고 있다. 그는 외국인의 눈길을 잡아당기지 못하면 실패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세계 최초, 세계 최고, 세계 최대’라는 구호를 만들었으며, 세계 최고의 기업과 자본으로 하여금 두바이에 군침을 흘리도록 만들었다.
그의 세계적인 홍보 마케팅은 어느 홍보 전문회사보다 탁월한 기법을 자랑하는데, 우선 각 업계의 간판 기업부터 유치함으로써, 다른 기업이 따라 들어오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들었다. ‘세계 최초, 세계 최대, 세계 최고’라는 타이틀도 대외홍보에 커다란 시너지 효과를 거두었는데, 이를 알리기 위해 해외 유명 스타를 동원하여 각종 이벤트 및 대규모 국제행사를 개최하는데 주력했다. 예를 들면 지금은 두바이의 랜드마크가 된 버즈 알 아랍 호텔의 헬리포트 장에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를 초청해 걸프만을 향한 드라이브샷을 연출하고, 안드레 아가시를 비롯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의 테니스 시합을 개최하기도 했다.
두바이의 물류 전략
두바이의 야심은 세계 물류 전초 기지가 되겠다는 전략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두바이는 걸프만 일대에서 대형 선박이 정박할 수 있는 유일한 지역이며, 유럽과 아시아·태평양의 중간에 위치하고 있어, 지리적으로 발전 잠재력이 크다는 점을 셰이크 모하메드는 최대한 노렸다. 그런 바탕 위에서 두바이의 물류전략은 공항과 항만을 통합하고, ‘자유지역’이라는 파격적인 물류 거점을 건설하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흔히 두바이에 외국기업이 몰리는 이유로 ‘4무(無)’와 ‘2다(多)’를 지적하는데, 4무란 무세금, 무제한 외환거래, 무노동쟁의, 무스폰서를 말하고, 2다란 다양한 물류여건, 다양하고 편리한 지원 시스템을 갖춘 원스톱 행정을 말한다. 즉 각종 세금과 금융규제, 노사문제가 없는 기업천국이란 의미다.
현재 두바이는 공항으로 두바이 국제공항과 항만으로 라디스항, 제벨알리항을 보유하고 있다. 참고로 두바이 국제공항은 세계 105개 항공사, 145개 노선을 가진 중동의 허브(hub)로 발전하고 있으며, 세계에서 가장 성장 속도가 빠른 공항이다. 제벨알리 자유지역(JAFZ)은 1985년 설치된 중동 최초의 경제특구로, 인근 국가는 물론 서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을 연계하는 중개무역 거점을 지향하고 있는데, 두바이 정부가 세금과 관세를 면제하고 사용 수수료만 받기 때문에, 외국기업은 일단 이곳으로 진출한 뒤 중동 전역으로 상품을 내보내는 물류센터이자 전진기지로 활용하고 있다.
두바이 당국에서는 제벨알리항 배후지역에다 제벨알리 국제공항을 건설하여 공항과 항만, 그리고 주변 지역을 종합적인 물류도시로 개발한다는 전략인데, 두바이는 물류의 중심기지 역할을 위해서 세계 각국의 과일, 채소, 식품도 무관세로 수입하여 값싸게 공급하고 있고, 중동 이슬람 문화의 금기 식품인 돼지고기와 술도 외국인은 구입할 수 있다고 한다.
두바이의 허브 전략
두바이는 중동의 물류 허브를 넘어 세계의 공항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달음질을 멈추지 않고 있는데, 두바이 공항은 각종 행정절차를 간소화했을 뿐만 아니라, 공항 근무자의 국적이 70개국을 넘어 다양한 언어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만들었다. 또 24시간 체제로 운영돼 자정 이후에도 승객들로 북적대고, 면세점은 발 디딜 틈이 없다. 한편 두바이는 넘쳐나는 여행객과 화물을 소화하기 위해 40억 1,000만 달러를 들여 두바이 국제공항에 제3 터미널 확장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확장이 완료되는 2007년 8월이면 연간 7,000만 명의 승객을 처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런던 히드로 공항을 능가하는 규모라 할 수 있다.
한편 두바이에 본사를 두고 있는 에미레이트항공(Emirates Airline)은 ‘하늘의 두바이’라고 표현해도 무방할 정도로 세계 항공업계를 긴장에 몰아넣고 있는 항공사인데, 에미레이트항공의 회장은 두바이 지도자인 셰이크 모하메드의 친척이다. 에미레이트항공은 ‘최고·최대·최초’를 지향하는 두바이의 성장전략을 마케팅에 그대로 활용하고 있는데, 1992년 모든 기종과 좌석에 개인 비디오 시스템을 항공업계에서 가장 앞서 설치하기도 했다. 아울러 에미레이트항공은 ‘세계의 허브’인 두바이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는데, 그 예로 ‘유럽이나 아프리카로 가는 도중 반드시 방문할 가치가 있는 장소’로 두바이를 고객들에게 인식시키고 있고, 이 때문에 유럽을 가면서도 두바이 고급호텔에서 1박을 하는 한국 신혼여행객도 늘고 있다고 한다.
제4장 우리가 가야 할 길을 앞서 간 두바이
두바이 프로젝트의 성공요인은 무엇일까. 첫째, 독창적 아이디어와 역발상의 도시개발 모델 창출을 들 수 있다. 두바이는 태양과 바다, 사막과 같은 단조로운 자원에,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활용해 세계적 관광 중심지로 도약했는데, 최고급을 지향하는 리조트 시설, 사막에 초고층 초대형의 빌딩 건설과 불가능해 보이는 간척사업을 실현하고, 세계 쇼핑 축제 등 국제적 이벤트를 개최하기도 했다. 그 과정에서 고급화 전략을 밀고 나가고, 다양한 아이디어의 현실화를 위해 선(先) 공급, 후(後) 수요 창출의 역발상식 두바이 도시개발 모델이 만들어졌다.
둘째, 해외자본 유치를 위한 ‘Open Sky Policy'를 들 수 있다. 두바이는 외국인 토지임차 및 소유권 보장으로 친비즈니스 환경을 조성했고, 여기에 폭 넓은 세제혜택과 규제완화 등 해외 투자자본 유치를 위한 정책적 노력이 가미됐다. 참고로 ‘기업에 좋은 것이 두바이에게도 좋은 것이며, 두바이에서는 실패를 제외한 모든 것이 가능하다’는 것이 두바이 당국의 모토다. 아울러 외국인 투자자 및 입주자의 물리적·제도적 여건과 생활환경도 개선시켰는데, 예로 약 80개의 외국인학교를 설립했고, 세계적 수준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헬스 케어 시티가 2010년 완공될 예정이다.
셋째, 국제 관광도시 인프라와 고객중심 서비스 전략을 들 수 있다. 두바이는 인종과 문화가 융합된 140개 이상 다국적 인구의 국제도시로, 해외 관광객들에 대한 편의와 안전을 철저히 배려하고 있다. 넷째, 세계적인 홍보 마케팅 전략을 들 수 있다. 전 세계적인 쇼 케이스 홍보를 통해 해외 주요 기업을 유치함으로써, 관련 기업의 투자신뢰도 향상은 물론 간접적인 홍보효과도 유발하고 있고, 아울러 ‘세계 최초·최대·최고’라는 타이틀을 내걸고 시작한 대외홍보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노렸다. 여기에 해외 유명 스타를 동원한 각종 이벤트 및 대규모 국제행사도 한 몫 했다.
다섯째, 정부의 지속적인 프로젝트 지원과 리더십을 들 수 있다. 두바이 개발 프로젝트의 급속한 추진으로 인한 교통난 해소를 위해 경전철을 도입하고, 대중교통 시스템을 개혁했으며, 부동산 개발 활성화로 주택가격 상승에 따른 중산층 및 저소득층의 주거안정을 위해 대량 주택공급도 촉진하고 있다. 한편 두바이 당국은 부족한 인력문제 해결을 위해, 노동인구 유입을 활성화하고, 노동생산성의 향상도 지원하고 있다.
그러면 우리나라가 관광레저 기업도시를 개발하는 과정에 두바이의 사례는 어떤 교훈을 던져줄 수 있을까? 첫째, 민간기업 주도의 관광·레저 기업도시 개발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보충 설명하면, 오늘날 두바이가 세계적인 관광지가 된 것은 기업의 창의적 아이디어와 개발 전권을 기업에게 위임한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에 기인한다고 하겠다. 따라서 우리나라 정부도 관광·레저도시 건설을 저해하는 출자총액 제한 및 외국 교육·의료기관 설립 제한 등 각종 규제를 완화하는 동시에, 광역 인프라에 대한 지원 강화를 통한 건설추진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둘째,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개발에 대한 개혁의지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보충 설명하면, UAE 제2의 토후국인 두바이는 1960년대까지 진주 채취와 어업에 의존해 온 사막의 작은 항구로, 한겨울에도 30℃가 넘는 혹서 기후와 열악한 자연환경, 엄격한 종교 제약이 존재했다. 하지만 두바이는 이슬람 신도가 아닌 외국인에게는 주류 판매를 허용하는 등, 이슬람의 엄격한 금기로부터 해방구를 마련했고, 이러한 기본 정신을 바탕으로 1970년대 본격적인 유전개발로 벌어들인 오일머니로 관광·무역·금융 인프라 구축에 투자해 석유고갈에 대비하고, 관광·무역의 메카로 성장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아울러 두바이의 성공요인에는 지역 특성을 극복한 개발 컨셉트도 있기에, 우리나라의 관광·레저도시에도 한국 고유의 미와 자연 특색을 살린 컨셉트 확립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셋째, 실용적 개발전략 및 고객 맞춤형 마케팅 방안 강구가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해 주고 있다. 사실 두바이는 낯선 환경과 테러 위험이 도사리는 아랍국가라는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해, 싱가포르와 홍콩 등 세계적 관광 국가를 철저히 벤치마킹했고, 결국 철저한 치안관리를 통해 싱가포르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안전한 국가이자, 쇼핑의 천국으로 부상하는데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우리도 관광·레저도시 내 해외 관광객 유치 활성화를 위해서는, 주요국의 방한 관광객을 중심으로 세밀한 서비스 전략을 수립하는 비즈니스 마인드가 필요하다. 아울러 우리나라의 경우, 인접한 중국 13억 관광객과 대만 등 동남아 관광객 유치 확대를 위해, 비자완화 등 입국절차 개선도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이와 함께 대규모 관광객 동원이 가능한 국제행사를 유치하고 홍보·이벤트 마케팅도 강화해야 한다.
제5장 두바이의 한국 기업
삼성전자 휴대폰은 두바이에서도 셰이크 모하메드 지도자가 직접 칭찬한 최고의 고급 브랜드로, 왕족과 부유층의 손바닥을 파고들고 있는데, 삼성전자는 이곳에서 소니 등에 이어 ‘호감도 톱3 기업’에 들어갔고, 프로젝션TV, LCD-TV, LCD 모니터 등에서는 시장1위를 달리고 있다. 그리고 세계 최고 7성급 호텔이라는 ‘버즈 알 아랍’에는 LG전자가 대거 납품을 했고, 현대자동차도 두바이에 아중동(阿中東)지역본부를 두고 20여 명의 직원을 파견했다.
특히 두바이 사람에게 인상적인 것은, 현재 건설 중인 세계 최고층 빌딩인 ‘버즈 두바이’를 한국 업체인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짓고 있다는 사실인데, 공사비가 8억 7,600만 달러인 ‘버즈 두바이’ 공사는 낮에는 보통 기온이 40℃가 넘어서, 주로 야간에 환하게 불을 켜고 공사를 한다고 한다. 참고로 건설과 플랜트 분야는 전통적으로 한국이 강한데, 세계 최대 규모의 담수(淡水)시설인 푸자이라 담수 플랜트는 물론, 두바이의 에미레이트 타워 호텔과 그랜드 하야트 호텔 등 주요 호텔을 모두 한국 업체가 지었다.
현재 두바이에 지사를 두고 있는 국내 업체로는, 현대건설, 삼성물산, GS건설, 두산중공업 등인데, 이들은 중동 전체 원유매장량의 95%를 차지하면서 최근 고유가(高油價)의 최대 수혜를 받고 있는 걸프 연안 8개국의 건설·플랜트 공사 수주를 위해 두바이를 센터로 하여 총력 수주활동을 벌이고 있다. 최근 중동 지역 공사발주의 특징은, 발주 분야가 토목·건설 부문에서 석유·가스 부문으로 변화되고 있는데, 국내 업체는 이 점을 노리고 있다. 다만 최근 중동 국가들이 현지 건설업체 우대정책을 펴기 시작했고, 중국 등 후발업체의 저가공세도 심화되고 있어, 국내 업체는 기술경쟁력으로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 있다.
제6장 두바이의 빛과 그림자
두바이가 당연히 치러야 할 성장통이라고나 할까, 급격한 성장 뒤에는 환희의 눈길이 있지만, 질시와 우려의 눈길도 동시에 도사리고 있다. 우선 두바이는 대규모 개발로 2004년 6월부터 2006년 1월 사이 부동산 가격이 평균 175%나 상승했는데, 문제는 두바이 투자액의 65%가 사우디아라비아·쿠웨이트·이란 등지에서 온 오일달러라는 점이다. 즉 당분간은 그럴 가능성이 적지만, 자칫 국제 유가가 하락하거나, 미국과 이란의 관계가 심각한 지경으로 악화되면, 일거에 버블(거품)이 꺼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많은 사람들이 장기 모기지론을 통해 부동산 투자자금을 조달하고 있기 때문에, 부동산 버블 붕괴는 더욱 심각할 수 있고, 거품이 터지면 경제 전반에 연쇄적인 타격이 우려된다.
한편 두바이를 얘기할 때 외국인이 잊어서는 안 되는 점이 있다. 바로 두바이는 철저하게 30만 명에 이르는 자국민 중심 사회라는 점이다. 즉 원칙적으로 외국인은 두바이 현지인을 스폰서로 두어야 사업을 할 수 있고, 스폰서에게는 만만찮은 스폰서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이다. 합작법인도 대부분 스폰서를 끼고 들어가야 하며, 지분도 49% 정도에서 만족해야 한다. 이 때문에 외국인에게 스폰서 비용을 받아 놀고먹는 현지인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참고로 삼성전자도 그동안 이곳에 ‘주마’라는 스폰서 법인을 두고 영업활동을 해왔다. 최근 두바이 당국에서 이런 고충을 알고 인터넷 시티를 비롯한 자유지역을 많이 만들고 있지만, 아직 스폰서 비용 부담은 만만찮다. 또 현지인에게 피해나 손해를 입히는 비즈니스는 상상할 수도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두바이 신화는 각종 이벤트를 통한 마케팅으로 성공해왔기에, 앞으로도 점차 더욱 쇼킹한 이벤트가 나와야, 지금까지의 명성이 유지될 것이라는 점도 과제로 지적되고 있고,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대형 이벤트 때문에, 도로 등 사회 인프라가 미처 따라가지 못하는 점도 단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전문가들은 두바이가 당분간 승승장구 하리라는데 표를 던진다. 왜냐하면 두바이를 이끄는 셰이크 모하메드 지도자의 리더십이 워낙 파격적이고 기발한데다, 실천력에 스피드를 갖추고 있어서 당분간 적수가 없으리라는 전망 때문이다. 특히 경제학적으로 보면 이미 두바이가 ‘규모의 경제’를 구축해놓은 상태여서, 돈이 돈을 끌어 모으는, 즉 부익부의 선순환 현상이 수년간은 자동적으로 지속되리라는 전망이 많다. 그래서 두바이는 아직 그림자보다는 빛이 훨씬 더 센 곳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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